• 사랑
  • 2020. 7. 11. 22:54
  • 누군가를 만났다가 헤어진 뒤 꽤 오랫동안 연애를 안 하는 사람들이 있다. 못한다기보다는 안 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데 꽤 오랫동안 연애를 안 하는 사람들. 대개 그런 사람들은 사랑을 깊게 한다.

    마음에는 우물이 있다. 사랑을 깊게 하는 사람은 우물안에 있는 모든 물을 상대방에게 퍼준다. 그랬던 사람과 이별하고 나면 텅 비어 버린 우물에 물이 아주 천천히 찬다. 사랑은 한순간에 끝난다는 것과 아무리 물을 퍼줬어도 갈증이 해소되면 돌아서는 게 인간이라는 걸 배웠으니까. 거기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삶의 질이 높아진다. 연인을 위해 쓰던 돈을 나만을 위해서 쓸 수 있고, 남는 시간에는 취미 생활도 할 수 있고, 못 만났던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현재 삶이 만족스러워지니까 우물에 물은 점점 더 천천히 찬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딱히 사는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사랑을 깊게 하는 성격 탓에 얼마 차지 않은 물도 쉽사리 누군가에게 건네주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럴 때는 우물에 물이 충분히 찰 정도로 기다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삶을 즐기며 천천히 차오르던 우물이 찰랑찰랑 넘칠 때 다시 또 사랑했으면 좋겠다. 가득 찬 물로 서로의 갈증을 원 없이 해소했으면 좋겠다. 그때의 사람은 목이 마르지 않아도 그대 곁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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