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 이별의 이유
  • 2020. 7. 20. 19:52
  • 각자 이별의 이유

    남자 : 바라보는 것만으로 선물 같던 너. 밤을 새가며 너에게 한 번이라도 더 답장을 하며 지새우던 밤.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 됐지. 다른 사람과 함께였다면 지루하기만 했을 것들이 네가 옆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복했던 나날들. 사랑은 왜 그렇게 황홀하게 시작되지만 그 끝은 이토록 비참하기만 한 걸까. 만약 후회라는 마음을 누군가를 떠나보내기 전에 미리 알 수 있다면 널 그렇게 보내지는 않았을 텐데. 널 보내고 나면 이토록 아플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절대로 그러지 않았을 텐데. 시간이 갈수록 너의 고마움을 잊어버린 나. 넌 늘 내 연락을 기다렸고, 난 늘 너의 잔소리가 귀찮았지. 이해해주기만을 바랐지. 이해해줘야 할 것이 아니라, 너의 짙어져가는 외로움을 알아줬어야 했는데. 네가 이제야 이별을 말한 건 언젠가 내가 옛날의 나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거였을까. 죽을 만큼 후회하지만 너를 붙잡지 않는 이유는 하나야. 우리가 다시 만나도 아마 나는 잠깐의 간절함 때문에 너를 다시 소중하게 대하겠지만 시간이 가고 또다시 무심해질 거야. 사랑은 우리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한 번 식어버리면 다시 그때의 나처럼 너를 사랑하긴 어려울 테니까. 또 다시 너를 상처주고 싶지 않아. 조금이라도 널 더 옆에 두고 싶다는 내 욕심 하나 때문에 소중한 너를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아. 이제는 그만 너를 놓아주려고 해. 후회가 더 빨랐다면, 네가 이별을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변했다면 우리가 어땠을까 상상하곤 해. 무언가를 잃어야만 후회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야속하기도 해.

    여자 : 수줍게 나에게 다가오던 너는 언제부턴가 나의 전부가 됐어. 하루를 너로 시작하고 일상의 곳곳에서도 네가 있고 하루의 마무리 또한 너였지. 우리는 늘 손을 잡고 있었고 손에 땀이 가득 차도 우리는 그 손을 놓지 않았어. 꽉 잡은 손을 놓지 않겠다는 그런 의미였으니까. 사랑은 너와 내가 우리가 되는 거라지만 너는 나의 전부가 돼버리고 말았어. 나는 너 없이는 안 되는 사람이 되고 말았고. 그래서 유독 더 너를 다그치곤 했지. 조금만 네가 나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더 타박하고 더 몰아세우기도 했고. 꽉 마주잡은 두 손 사이에 땀이 가득하면 놓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 말이야. 땀을 좀 식히고 다시 붙잡는 법도 알았어야 했는데, 늘 너를 꽉 붙잡고 내 옆에 바짝 두려고만 했지. 넌 분명 그게 힘들었을 거야. 사랑은 전부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갖고 함께 나아가는 거였는데 넌 나의 전부였고 난 늘 너가 목말랐어. 넌 후회한다고 말하지만 나 또한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해. 이별에 있어서 무조건적인 한 명의 잘못은 없다고 생각해. 우리의 사랑의 방식이 어딘가 잘못됐을 거야. 너는 나와 함께 걷고 싶어했고, 난 늘 너를 내 곁에 있으라고 붙잡아두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사랑에 정답은 없고 각자의 방식만 있을 뿐이니까. 나 또한 너에게 돌아가고 싶어. 이제는 사랑이란 게 무조건 내 옆에 붙잡아두는 게 아니라는 걸 아니까. 하지만 늘 너에게 그래왔던 나이기에 아마 나는 또 습관적으로 너에게 그럴지도 몰라. 여전히 사랑하지만 돌아오지 않을 사람아, 너 때문에 많은 걸 배웠어. 우리는 슬프게 끝났지만 난 사랑을 배웠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게 됐어. 고마워 이젠 정말 안녕

    /책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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